독자투고- 파업과 업무개시 명령을 바라보면서
독자투고- 파업과 업무개시 명령을 바라보면서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2.12.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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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파업의 권리 인정하지만, 법 테두리안에서 해야..."
이순형(주식회사 파워킹 대표이사)
이순형(주식회사 파워킹 대표이사)

  요즈음 신문은 온통 화물연대를 비롯한 민주노총의 파업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도배하고 있다. 작은 규모나마 기업을 경영하는 필자의 생각을 잠깐 담아본다.

  파업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장면은 지금은 사라진 ‘SW피스톤’이라는 회사이다. 내가 근무하던 회사의 거래처인 ’SW피스톤’은 화성시의 숲속에 있던 공장이다.

  파업 소식을 듣고 급히 물건을 빼서 수출하려고 방문하니 젊은 청년들이 정문에 보초를 서고 있었고, 공장 벽에는 빨간 스프레이로 “00 사장 때려죽여라!”고 쓴 구호가 공장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공장 외곽을 한 바퀴 돌아보니 각목을 어깨에 걸친 젊은이들이 둘씩 조를 짜서 경비를 돌고 있었다. 문득 회사 이름이 ’화성교도소’로 바뀌었나 착각이 들었다. 그런 광경이 한 달쯤 계속되었다. 직원들이 머리를 조아리던 ‘사장님’은 어느새 20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노동조합원들에게 ‘악덕 사장 놈’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사장이 회사를 계속할 이유나 의욕이 남아 있었을까?

  결국 회사는 ‘직장폐쇄”를 단행하였고, 열풍이 지나간 후에 다시 문을 열었지만, 서서히 설비를 중고로 팔더니 폐업의 절차를 밟았다. 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물태우라고 부르던 대통령의 시절에 전국 방방곡곡에 불던 파업의 광풍이었다.

  무서운 사실은 근로자만 파업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가라고 부르는 사업가들의 파업은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물밑에서 파급력은 훨씬 크게 미친다. 길은 두 갈래이다. 폐업하거나 해외 이전이다. 그것이 더 큰 이익을 따라가는 자본의 논리이다. 아직도 사람들은 사업가를 이권이나 탐하는 “업자 놈”이라고 부르지만, 막상 국부와 일자리를 누가 창출하느냐고 묻고 싶다.

  요즈음 근로자를 착취하고 살아남을 기업이 있을까? 그런데도 전국적인 조직을 만들어 정치세력화한 민주노총은 과연 노동자들의 편이기만 할까? 파업해도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현실은 소위 말하는 ’민주‘자가 붙은 정권이 만든 타성은 아닐까?

  화물연대의 파업은 레미콘 업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건설 현장을 멈추게 하고, 주유소를 휴업하게 하고 있으니 훨씬 더 많은 근로자가 강제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 윤석렬 정부가 단행한 ‘업무개시명령’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노동3법은 근로자들 생존권의 보루이다. 하지만 법대로 과연 지켜지고 있는가? 경찰을 다치게 하고, 비노조원을 폭행하는 불법의 쇠사슬은 이제 끊을 때가 되었다.

  파업의 권리는 인정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 민주노총의 파업이 더 많은 노동자를 강제 휴직시킨다면 진정 노동자를 위한 길인가? 법질서가 바로 서는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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