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목정- 냉정과 열정 사이
율목정- 냉정과 열정 사이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0.09.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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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주택공급대책이 발표된지 한 달여 시간이 지났다. 요 며칠새 정 부가 내년 정부의 사전청약물량과 대상을 발표하겠다는 소식이 전해 지면서 과천시민들이 바짝 긴장했으나, 다행히 8일 발표에서 우리 과 천청사 일대가 제외됨에 따라 1달여간 노심초사했던 과천시민들이 우 선 안심하고 있다. 자다가 뒷통수 맞는 격으로 어느날 갑자기 발표된‘정부과천청사 일 대 4천호의 주택건설’소식에 우리 과천시민들은 그야말로 멘탈붕괴에 빠졌다. 그 사이 장마에 태풍도 두차례나 왔었고 계절도 아침저녁 선 뜻선뜻한 가을초입에 들어섰지만 우리 과천시민들의 안중에는‘전면 철회’, ‘광장사수’만 있었다. 8월 중순 이후 수그러드는가 싶었던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급격히 나빠졌고 이에따라 시민다수가 모이는 집회는 열리지 못하고 있지만, 과천시민광장을 지키려는 의지는 사그라들지않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1달여간을 멘붕상태를 겪으며 투쟁의 지를 다지면서 지냈지만 집무실을 청사마당으로 옮긴 김종천 시장도 1달여간 폭염과 장대비와 싸우며 멘붕을 이겨내고 있다. 에어컨도 틀 수 없는 곳에서 35도 이상을 오르내렸던 더위를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 며 고스란히 견뎌야 했던 김 시장의 멘붕의 원인은 그러나, 광장사수 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달 28일 김 시장은, 지난해 연말 출범한 과천도시공사가 과천과 천공공주택지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할 시의회의 동 의안이 두차례나 부결된 것과 관련해 시의회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평소의 그 답지 않게 단호한 어조로 읽어내려간 성명서에는 시가 도시공사를 설립하고 첫 사업이 될 과천과천지구 사업 참여가 틀어져 과천시가 개발이익을 확보할 수 없게 된 데서 온 안타까움도 안타까움 이지만 시의회가, 특히 야당 시의원들이 잘못된 근거를 제시하면서 정 략적 판단으로 사업참여를 막고있다는 분노가 더 커 보였다. 시의회가 표면적으로는‘시의 준비부족’을 부결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3기신도시건설사업에 협조하지 않음으로써 광장을 사 수할 수단으로 사용하라는 것이었다며‘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두 사업 을 연결시켜 시의 개발이익 확보를 막고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특히 김 시장은 첫번째 부결이후 SNS를 통해 야당과 한 차례공방을 주고받은 뒤 야당측에서 먼저‘도와주겠다’며 내민 손을 잡고, 해달라는 대로 해주었 는데, 보란듯이 다시 부결되자 제대로 멘붕에 빠진 것 같다. 김 시장은“도시공사의 참여가 무산된다고 해도 3기 신도시사업은 물론, 광장사수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잘못된 논리와 주장으로 과 천시의 개발이익 확보를 어렵게 만든 야당의원들을 설득해달라”고 시 민들에게 오히려 당부하기도 했다. 격앙된 시민들 사이 3기신도시사업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고 광장문제와 3기 신도시 문제를 싸잡아 책임을 한 곳으 로 몰아가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과 열정사이, 두 사업 사이에서 반드시 취할 것은 취하고 반드시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분별력인 듯 싶다. 정말 서로 연관이 있다면 ‘청사일대 주택공급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일체 아무것도 정부사업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결국 그 손해는 우리가 볼 뿐이다.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차갑게, 저항은 단호해야 하지만 우리가 취할 이득은 냉정하게, 제대로 취해야 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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