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방한 기질, 촌철살인 문장 자랑한 동방문사
호방한 기질, 촌철살인 문장 자랑한 동방문사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1.03.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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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차천로 유택 지방문화재 지정 추진
문원동 버스종점 뒤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오산 차천로 유택. 유택 아래로는 부인 전주 이씨의 묘도 자리하고 있다.
문원동 버스종점 뒤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오산 차천로 유택. 유택 아래로는 부인 전주 이씨의 묘도 자리하고 있다.

  “차천로는 문장이외에도 특수 한 공로가 있느니라. 그의 유집을 찾아서 내각에 명해 인쇄하라”

  청계산 자락에 있는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문인 오산 차천로 (1556~1615) 선생의 유택이 그의 후손들에 의해 지방문화재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수원능행길에 과천에 머무를 때 오산의 묘가 과천에 있음을 상기했던 정조대왕은 호방한 성격 탓에 높은 벼슬길에 오르진 못했지만 동방문사로 칭해질만큼 문재(文才)를 과시했던 그를 기리며 두 차례나 그의 작품집을 만들 것을 명한다.

  오산은 차식의 셋째 아들로 송도에서 태어나 22세의 나이에 알성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개성교수를 지내고 1583년 문과 중시에 을과로 급제해 문재를 떨쳤다. 봉상시 판관, 승문원 교리 등을 역임하면서 대부분의 외교문서를 담당했는데 임진왜란 때 명나라에 원병을 요청하는 청원문을 쓴 것이 천하의 명문이어서 명나라에 이름을 떨치며 ‘동방문사’라는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집안 모두가 뛰어난 문장가여서 할아버지 광운, 아버지 식, 그리고 오산의 3형제인 은로, 천로, 운로 모두 문장이 뛰어나 ‘차문삼세오문장(車門三世五文章)’이라 불렸으며 송나라의 소순과 그의 두 아들 소식, 소철의 삼소(三蘇)에 비유되기도 했다고 전한다.

  어려서부터 가난했으며 관료로서는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넘치는 재능과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임진왜란 등 국가의 어려운 일에는 유감없이 필력을 과시해 그의 한시는 한석봉의 글씨, 최입의 문장과 함께 ‘송도삼절’로 꼽혔다. 특히 그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도왔던 명나라 장수 이여송에게 로포문(露布文)을 지어 놀라게 했으며 1595년 교서를 받들고 돌아가는 명나라 장수에게 송별시 100수를 하룻밤새 지었으며 정유재란때는 종사관으로 명나라에 가 무술변무소(戊戌辯巫疏)를 지어 악화된 명과의 관계를 회복하게 했다고 한다.

 

중앙공원에 세워진 오산 차천로 시비
중앙공원에 세워진 오산 차천로 시비

  이렇듯 나라에 여러번 공을 세웠지만 호방한 성격탓에 두 번이나 탄핵을 받았던 그, 그러나 선조나 정조는 그를 아끼고 인정해 유배가 길지 않았으며 정조는 그의 작품집을 내라는 명까지 내려 「오산집」이 나오게 된다.      천하를 주유하며 자유롭게 살며 국문가사 강촌별곡, 강호별곡을 지었던 그의 유택이 어떤 경로로 과천에 자리하게 됐는지는 전해지지 않지만 문원동 산 35번지 버스종점 주변 청계산 자락에 있는 그의 묘지 밑으로는 그의 두 번째 부인 전주 이씨의 유택도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상태로 자리하고 있다.

  오늘날 그의 유택이 세상에 알려진 데에는 이영구 전 과천문화원장의 부친 고 이용진 옹의 결정 적인 제보가 있었고 그 뒤 1958년 에서야 그의 후손들에 의해 그의 유택에 비가 세워졌다. 사후 343 년 만이었다.

  그 후 연안 차씨 문중은 많이 소실된 그의 묘역을 일부 정비하고 제사도 지내며 선조를 기렸다. 지난 2015년에는 오산의 서거 400 주년 기념행사도 열렸으며 과천 중앙공원 내 경기도립도서관앞에 그의 문학비(아래 사진)가 1993년 세워졌다.

  26일 향토문화재 지정을 앞두고 오산의 묘역을 찾은 차성학 연안 차씨 종친회 중앙회장은 “오산 선생은 뛰어난 문장과 문재로 나라에 큰 공을 세운 것은 물론, 문인석 등 묘지의 원형 보존상태로 볼때도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앙공원 내 그의 문학비와 함께 학생들은 물론, 후손들에게 좋은 교육현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시는 문화재지정위원회를 소집, 사적 가치를 판단해 지방문 화재 지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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