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증명 그리고 설상가상
악마의 증명 그리고 설상가상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1.05.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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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소환이 추진되고 있는 김종천 시장이, 때 아닌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과천에서 30년을 일했지만 과천에 바늘 하나 꽂을 땅이 없다’며 푸념(?)했던 기자에게 “저보다 나으시네요. 전 50년을 살았는데도 ...” 해서 함께 웃었었는데, 그랬던 김 시장이 때아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어 경찰이 수사했고 ‘사실과 달라 불입건했다’는 연합뉴스TV의 보도가 터져 나온 것이다.

  보도의 주 내용은 도내 단체장 10명이 투기 의혹을 받았고 이 중 7 명이 입건됐다는 것이었는데, 입건된 7명 속에 김 시장이 포함되었다는 것도 아니고 ‘의혹이 제기됐으나 사실과 달라 불입건됐다’는 예로 들었던 것이 하필, 김 시장이었다.

  여기까지도 기분이 좋을 리 없는 내용이지만 이게 또 하필, 지금 한참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주민소환과 겹치며 설상가상이 된 것이다. ‘똑 떨어지게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것이 아닌데도, 이런 종류의 기사가 나가자 한 쪽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식의 추측성 비난에 이어 ‘관사 입주 후 뺀 전세금 재테크냐’는 소설같은 비아냥 까지 나왔다.

  ‘사실이 아니어서 불입건했다’는 팩트는 중요하지 않았다. 비난과 비아냥만 있을 뿐이었다.

  결국 김 시장은 10일, 이 보도와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있지도 않 은 땅, 하지도 않은 부동산 투기’를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대해 ‘악마 의 증명’이라며 자괴감을 드러냈다. 평상시 같으면 자신이 수사대상이 되었었는지도 몰랐던, 보도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길 가다 돌부리에 채인 셈 치고’ 그냥 허허 웃고 넘길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하필 이런 억울한 일이, 시장 소환이 진행 중인 상황에 벌어지고, 버선목처럼 시원하게 뒤집어 보여줄 수도 없는 악마의 증명 같은 일이, 이렇게 설상가상 상황에 겹쳐진 것이다. 참, 어지간히도 ...

  주민소환 서명부 열람이 끝났다. 1주일간의 열람결과 이의, 보정 신청건수가 2만8천건이 넘는다. 서명은 1만463명이 했는데 말이다.

  유권자의 숫자가 적은 도시인 탓에 그만큼 선출직 공무원들의 소환 요건을 충족시키기 쉬운 곳이 과천이다. 무엇이든 전국 최고이고 최초가 많은 선도적인 도시 과천이 이제 또 전국 최초로 단체장 2번 소환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서명한 사람보다 이의, 보정 청구가 3배 가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에 쏠린 양측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뜻일터다. 소환을 추진하는 입장이나 이를 막으려는, 그리고 소환추진 과정과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여러 입장들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우려스럽지만, 차제에 과천같은 특수성(?)을 감안한 주민소환법 개정안이 나와야 할 것 같다.   선출된 공무원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유권자의 권리도 최대한 보장해야 하지만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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