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도 이렇게는 않해요"
"고등학생들도 이렇게는 않해요"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1.07.1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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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3년전 캐나다에서 시작됐다”

  과천시의회가 지난 25일, 8대 마지막 행정사무감사가 될 제262회 1 차 정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18일간의 일정으로 지난해 시정을 점검하는 2021년도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2020회계연도 통합결산 승인안 등 17건의 안건을 처리한 이번 정례회는 그러나 역대 어느 의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여야 의원들간의 난타전이 이어졌고 급기야 여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 2명에게 각각 ‘30일, 15일간의 출석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행정사무감사는 연중 시의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 중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빛이 나는 업무다. 지난 1년간 시의 모든 업무를 되돌아보고 잘잘못을 지적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단속해야 하는 귀한 역할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알맹이는 쏙 빠지고 의원들간 케케묵은 한풀이성 말싸움이 이어졌고 정회와 속개가 반복되면서 지루하게 이어졌다. 이런 상황은 본회의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민주적 절차와 규칙에 의해 진행돼야 할 회의가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또 그때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되풀이되면서 그야말로 난장이었다.

  발언권을 얻은 다른 의원의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토를 달고 끝말을 잡아채 야유하고 타이르듯 비아냥거리고… 시의회의 이름으로 나가는 국토부를 향한 결의문 채택이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다며 반발하는 의원에게 이를 거수로 결정하자고 으름장을 놓고, 공무원과 한 사적대화를 녹음해 특위장에서 이를 틀겠다고 하고, 막겠다고 나서고... 숫적 우위에서 밀린 민주당 의원들은 25일, 급조된 기자회견을 열고 ‘독선적이고 파행적인 최근 의회의 운영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캐나다연수 사건의 개인적 감정을 정치적 보복으로 되갚는 행위를 중단하고 의원 본연의 활동으로 돌아가자’고 천명하기도 했다.

  때마침 본회의를 방청하던 윤미현 의원의 고등학생 아들은 혼잣말로 “고등학생들도 이렇게는 회의 안해요”라고 혀를 찼다. 역대 어느 의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윤리위원회가 빈발하고 급조되기를 여러차례… 결국 민주당 제갈임주, 류종우 의원에게 공개 사과와 함께 각각 출석정지 30일, 15일의 징계가 내려졌다.

  불과 18일간의 기간이었지만 과천시청 공무원노조는 그 사이 2차례의 성명을 발표하고 3년여전 캐나다 연수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모 의원을 향해 ‘아직도 캐나다 밤거리를 헤매고 있다’고 질타했다. 당시 노조가 해당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을 여전히 마음에 두고 ‘공무원 노조가 왜있는지 모르겠다’고 보복성 발언을 했다며 정당한 의원활동을 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18일 동안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시청한 느낌적인 느낌(?)… 정례회 기간동안 성숙한 토론은 없었고 여야간 말 다툼만 있었으며 3년을 함께한 동료애는 둘째치고 다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구별된 피아만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내년 지방선거가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1년의 마무리는 여당과 야당의 대표선수들이 아닌, 과천시민의 소중한 표를 받은 공복으로서 과천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의에 타협하는 과천의 선수들로서 화합, 화합의 모습을 보게되길 기대한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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