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목정- 과천시의회 용어사전
율목정- 과천시의회 용어사전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1.09.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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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자빠..."

  지난 14일 예산 및 조례심사특별위원회 회의 석상에서 모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한 말이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되고 있는 회의라는 것도 잊은 것인지, 아님 평소대로 분노를 표출하다 자신도 놀란 것인지, 중간에 말이 끊겼다.

  과천시의회 홈페이지에 나오는 의원윤리강령 6항에 의하면 "의원은 시민과 널리 소통하고, 정책을 연구하며, 인격을 향상하고, 토론과 합의를 존중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라고 되어있다. 모두 좋은 말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개념이 '상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듯, 각각의 단어가 지니는 의미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진다면 ...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

  한번 살펴보자. 먼저, '의원은 시민과 널리 소통하고' 라는 문장을 분해해보면, 과천시의회에서는 널리 소통해야 하는 '시민'은 나와 뜻이 같은 시민에만 국한된다고 보는것 같다. 생각이 다르고 특히 정치노선이 다른 사람은 '시민'의 범주에 넣지 않는 것 같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지 않듯이 나와 정치 노선, 성향, 결이 다른 사람은 나중까지도 내편이 되지 않더라는 셈 식이 깔려있는 듯 하다.

  또 '인격을 향상하고'라는 문장은, 각자에게 맡길 일이니 더 논하기 어렵고, '토론과 합의를 존중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문장, 그 문장도 해석이 다른것 같다.

  사전적 의미의 '토론'이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펴며 상대를 설득하는 작업이지만, 과천시의회 용어사전으로 보면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일'이고 '죽어도 설득되지 않는 일'이다.

  합의? 이것도 마찬가지다. 조율= 의견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토론을 통해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사전적 의미라면 우리 과천시의회에서는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다 내 뜻, 내 의견으로 통일하는 일'이다.

  막말, 고함으로 '갑분싸'를 만들고 결국 숫적우위를 점한 야당이 제맘대로 하고, 여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 비꼬고 비하하고 ... 도를 넘는 야유... 당장의 현안에 집중하지 못하고 발언의 끝은 항상 도돌이표처럼 과거로 돌아가 '일본이 어떻고 캐나다가 어떻고'만 되뇌인다.

  마치 관중에게 보라는 듯 생중계 현장에 흔적을 남기려 드는 안간힘.. 시민들을 위해 집중해야할 회의 시간이 정당간의 논리로 으르렁대는 여당 야당의 대표선수들의 힘겨루기 현장이 될 뿐이다.

  올해 지방의회가 30년을 맞았지만 제264회 임시회 현장에는 정치의 기본인 토론과 합의라는 과정은 실종되고, 여당, 야당 대표선수들의 힘겨루기, 막말이 여전히 되풀이되는, 도돌이표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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