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는 일은 치매예방이 아닌, 어르신의 삶 지키는 일"
"우리가 하는 일은 치매예방이 아닌, 어르신의 삶 지키는 일"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4.02.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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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사람들- 과천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

보드게임·인지놀이 함께 하며 어르신들 활력 찾아줘

 

미술, 음악, 걷기 등의 5분야 인지놀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기억과 추억을 소환하고 뇌 자극에 도움을 주는 과천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 회원들 

  “처음엔 연세 드신 부모님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지만 해놓고 보니 지금은 나를 위한 공부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과천시일자리센터에서 중장년을 위한 자격증 취득과정으로 개설된 프로그램을 통해 실버인지 놀이지도자가 된 1기 수강생 10명이 배움과 자원봉사를 이어가며 ‘또 하나의 새로운 가족’이 돼가고 있다.

  센터에서 당초 개설한 2급 지도자 과정을 마친 뒤 내친 김에 과천시 배달강좌를 통해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한 과천 실버인지놀이지도사회(회장 윤소영· 54) 회원들은 지금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단다.

  처음엔 각자 치매나 경도인 지장애를 앓고있는 부모님을 잘 모시고 그들의 기억을 하나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 사심 없이 시작한 배움이었지만 이제는 ‘이 좋은 것을 하나라도 더 많은 어르신들과 나누고싶어’ 자꾸 일 욕심이 생긴단다.

  실버인지놀이는 보드게임, 미술, 음악, 학습, 걷기 등 5가지 방법의 인지놀이를 통해 어쩔 수 없이 기억력이 감퇴되는 노인들의 기억과 추억을 환기시키고 근육 활성화도 함께 도움으로써 뇌를 자극하고 깨우도록 돕는 활동 이다. 이들은 ‘두뇌 비타민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칫 전과 달라진 자신의 모습으로 인해 위축되고 고립되는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주고 치매나 인지장애의 심화속도도 늦추거나 완화 시킨다고 믿는다.

  “처음 교육받을 때 (50대 초반인 나도) 간단한 동작을 따라하지 못해서 깜짝 놀랐어요. 간단한 동작이라도, 움직이지않고 자극이 없다면 자연스러운 일인데 어르신들은 많이 스스로 위축돼 있으세요. 그럴땐 ‘저도 처음엔 못했어요. 괜찮아요’라고 말씀드리면 금세 밝아지세요.”

  지난해 교육을 이수하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시연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은 곧바로 7단지와 1단지, 그리고 5단지 경로당에서 각각 5회차씩 수업을 진행하는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각 회차당 5~60분간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처음엔 쑥스러워 하던 어르신들이 수업이 끝날 무렵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굳어있던 소근육이 활성화되는 변화를 겪으면서 보람을 느낀단다.

  

  수업 후엔 ‘더 자주 와달라’는 어르신들의 요청을 받는 것은 물론, 5단지 경로당에서는 추천장도 받았다. 서로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매주 화요일 모여 강의안을 만들고 수업에 사용할 교구도 직접 만든다. 물론 자비를 들여서다. 수업전 토론은 물론이고 수업후에는 평가를 통해 더 재밌는 교구, 더 효과적인 학습법을 스스로 연구하고 찾는다.

  “수업을 할수록 인지놀이수업이 단순히 몸을 움직이고 기억을 환기시키는 단순놀이가 아닌, 노인에 대한 이해와 노인의 놀이에 대한 이해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낍니다.”

  전직 간호사 출신인 김인숙 감사의 말이다. 이들 중에는 사회복지사도 있고 각 분야 전공자들도 많다.

  실버인지놀이가 역시 뇌를 자극하고 소근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영유아 대상 수업과 다른 점은 노인들의 특성을 반영한 교습방법이다. 음악이나 인지학습의 소재를 선택할때도 노인들의 기억과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경험을 공유하게 해야 더 효과적이란다.

  수원시 주간보호센터에서 강의를 하는 윤소영 회장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가 15% 가까이를 차지하는 과천 내에서 이들의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인정해준 곳이 없어 아쉽지만 올해는 소규모의 예산이라도 지원받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는게 목표다.

  과천에 살면서 뜻을 같이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더 기쁘다는 이들 회원들은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한 치매예방이 아닌, 어르신들의 삶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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