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 김종천씨- 율목정
과천시민 김종천씨- 율목정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2.07.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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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8.4 대책 문제는 저로서는 물러설 수도, 나갈 수도 없는 ‘독배’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전임이 된 김종천 시장이 지난달 30일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가운데 4년간의 임기를 모두 마치고 이임했다.

  4년전인 2018년 7월 1일, 태풍 쁘라삐룬으로 인해 취임식도 취소하고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공무원들의 상징과도 같은 노란 안전복을 입고 취임선서를 한 뒤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던 김 시장은, 4년 임기를 끝내고 가는 마지막 날에도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때가 6월말 7월초니 장마와 태풍으로 어느때 비가 들이닥쳐도 이상하지 않지만 유독 김 시장의 큰 일에는 비가 많았다. 비를 몰고 다니는가… 뒤돌아보면 보수의 텃밭인 과천에서 민주당 시장의 당선이라는 위업(?)을 이뤘지만, 김 시장은 그러나 4년 내내 참으로 편편치 않은 시간을 보낸 듯 하다.

  취임초기 ‘관사에 산다’는 이유로 도하 언론에 오르내렸고 이어 정부의 3기신도시개발사업과 8.4 부동산대책 발표로 직격탄을 맞아 급기야 주민소환까지 당했었다. 그리고 코로나19에 신천지 문제까지… 그런데도 그는 30일 이임식에서 재임중 청사유휴지를 시민들과 함께 지켜낸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고, 성과였다고 자평했다.

  과천시와 시민들을 위해서는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하는 청사 유휴지였지만 정부여당인 민주당 소속의 단체장으로서 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기도 어려웠을, 그래서 ‘독배’라는 표현으로 그때를 술회한 김 시장은 청사유휴지 대신 3기신도시와 ‘도시계획에 개발예정지로 되어있었던’ 재경골에 주택을 건설하는 딜을 감행했고 또다른 저항에 직면했지만 그래도 그 결정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평가한 것이다.

  평소 정치적인 술수나 제스추어가 부족하고 매사를 정확히 파악한 뒤에야 의사결정을 하는 스타일로 재직기간동안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조언을 가장 많이 들었을 그는, 과천시를 전국 제일의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었고 매년 공약이행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지만 4년내내 칭찬보다는 항의와 비난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비를 몰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비운이다.

  “둔하고 졸렬해 일을 해내기 어렵더라도 공정과 청렴함으로 충성을 바치겠다는 자세로 시장직을 수행했다”며 다산 정약용의 시로 이임사를 마무리한 김 시장은 이제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갔다.

  관악산, 청계산 등산길에 혹은 동네앞 편의점에서 편안히 마주칠 과천시민 김종천씨가 다시 본연의 직업인 변호사로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하며 그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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