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목정- 흥행 대박
율목정- 흥행 대박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3.09.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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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라는 주제를 가지고 22일부터 24일까지 과천벌을 뜨겁게 달궜던 2023 과천공연예술축제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 3년을 겪으면서 심각한 거리두기의 여파로 광장의 향기가 그리웠던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나와’라는 주제를 걸고‘ 해방구’같은 만족감을 주었다면 올해 ‘터’의 축제는 그야말로 ‘광장 = 터’라는 공식을 성립하게 했다.

  주최측의 설명에 따르면 과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잔디광장이라는 장소의 상징성에, 시민 모두가 마음과 마음을 ‘터’서 소통한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는 올해 축제의 주제처럼 과천시민들은 기다렸다는 듯 광장으로 모여들었고 때마침 날씨까지 도와줘서 주최측 추산 15 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더구나 올해의 경우 4호선 지하철로 비교적 접근이 용이했던 인근 안양과 군포 등의 시민들까지 원정을 온데다 성시경 같은 유명 가수의 힘(?) 덕인지 개·폐막식의 열기는 그야말로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지난해 이미 한차례 경험해 본 탓인지 폐막식의 경우 대낮부터 자리를 맡아놓는 극성 관람객들로부터 시작해, 안전을 이유로 계속되는 안내방송에도 불구하고 돗자리를 가지고 나온 단체관람객들이 진즉부터 광장을 점거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먹거리 장터는 말할 것도 없이 폐막일 늦은 시간까지 긴 줄을 서고 테이블은 이미 만석이었다.

  한 켠에서는 개막전부터 ‘제대로된 공연이나 볼만한 작품 없이 그냥 유명가수들 잔치판이냐’는 비아냥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야말로 대박을 친 흥행 성적 앞에 힘을 잃고 말았다. 과천공연예술축제로 이름까지 바꿔가며 지키려고 했던 축제의 정체성과 방향성은 올해 ‘최다 관람객 방문’이라는 성과앞에서 앞으로의 축제 방향이 그냥 이대로 굳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는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아이도 어른도 모두 사흘동안 과천시민이어서 매우 행복했으면 그만인 것을...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흘간의 축제가 그야말로 안전하게 끝이 났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경험에서 축적된 시민들의 안전 노하우도 빛을 발한 것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한 주 앞두고 선물같이 펼쳐졌던 과천공연예술축제가 막이 내렸지만 6일간의 황금 연휴가 지나고 나면 이제 또 한 달간의 크고 작은 문화예술체육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때마침 행사가 끝나길 기다렸다는 비가 부슬부슬,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하고 있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실감나는,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이 계절에 우리 과천시민 모두 행복한 명절 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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