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목정- 고래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율목정- 고래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 과천시대신문
  • 승인 2023.12.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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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여러분, 예산 심의에 참여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빨리 돌아와 예산 심의에 참여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윤미현 과천시의원이 본인이 제기한 제명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받아 지난 15일 다시 출근했다.

  수원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지난 14일, 과천시의회가 윤리위원회를 통해 윤 의원을 제명 징계한 처분에 대해 ‘본안소송을 통해 징계의 적합여부를 다퉈볼 만 하다’고 판단, 윤 의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윤 의원은 가처분 소송 인용 결정이 난 이튿날인 15일 다시 출근 했지만, 한창 내년 예산을 심의중인 동료의원들과 한 자리에 앉지 못하고 조용히 의원실을 정리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듯했다.

  이미 구성을 마치고 운영중인 예산특위에는 참가할 수 없었던 그는 19일 올해의 마지막 본회의인 2023년 제 2차 정례회의 3차본회의에 출석, 7분 발언을 통해 그간의 울분(?)을 작심하고 쏟아냈다.

  올해의 마지막 본회의여서 였는가, 의장을 제외한 6명의 의원 모두가 자유발언을 신청한 가운데 윤 의원은 ‘3대 3 동수가 나온 예산은 삭감하는 것이 맞는가? 아님 살려야 하는 것이 맞는가?’하는 물음과 함께 의원으로서 ‘시민들이 원치 않는, 혹은 원하는 사업에 표심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의미에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던 것 같다.

  이어 그는 자신을 향해 만장일치 표결했던 동료의원들은 물론, 의장과 시장에게도 먹은 마음을 모두 풀어낸 뒤, 공무원들에게도 ‘(윗 사람이) 잘못된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분연히 행동하라’는 선동성 메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폭탄’같기도 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기도 했다면 지나친 우려일까?

  어쩌면 애초 이날의 7분 발언은 윤 의원의 징계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을때부터 예견됐었던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의 가처분이 인용됐을때부터 짐작했어야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그의 이러한 작심 발언은 본회의 후 동료의원들의 결집을 가져와 곧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한 시의회의 공식입장이 정리될 모양이다. 그러나 가장 안타까운 일은 ‘앞으로 의원들이 이렇게 매사에 갈등을 겪을 경우 그 사이에서 고통스러운 것은 우리들’이라는 공무원들의 한숨이다. 사사건건 시의 사업이 의회에서 충돌하게 될 경우 ‘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이 될 것 같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전국 최소 규모의 과천시의회가, 스마트한 여성 시의원들이 6명이나 있는 과천시의회가 ‘설마 그럴까’ 믿고 싶지 않지만 정작 터지는 새우등은 공무원들이 아니라 과천 시민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만일 시민이 새우등이 된다면 그 이후의 벌어질 사태는 정말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가늠조차 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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